프로크리에이트로 글자를 예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하지만 막상 작업을 시작하니 포토샵처럼 글자를 자유롭게 쓰고 수정할 수 없다는 사실에 당황했습니다. 프로크리에이트는 자체 텍스트 편집 기능이 없어 외부 앱에서 완성한 글자를 이미지로 가져와야 했고, 특히 한글 폰트 등록 과정이 상당히 번거로웠습니다.
그럼에도 프로크리에이트의 강력한 그리기 가이드와 레이어 마스크(Layer Mask) 기능을 활용하면 입체감 있는 그림자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레이어 마스크란 원본 이미지를 지우지 않고 특정 부분만 보이거나 숨기게 조절하는 비파괴 편집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겪은 프로크리에이트의 텍스트 작업 한계와 실전 그림자 제작 과정, 그리고 타이포그래피 측면에서 느낀 아쉬움을 솔직하게 공유하겠습니다.

외부 앱 의존과 한글 폰트 등록의 번거로움
프로크리에이트는 드로잉 전용 앱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텍스트 입력 기능을 자체적으로 지원하지 않습니다. 저는 처음 작업할 때 오버(Over)라는 디자인 앱을 통해 텍스트를 제작한 뒤 PNG 형식으로 내보내 프로크리에이트에 가져왔는데요. 오버는 무료 버전에서도 사용자가 원하는 폰트를 등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파일 앱이나 도큐먼트 앱을 거쳐 폰트 파일을 복사하고 설치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했습니다.
제가 배달의민족 도현체를 등록할 때는 파일 앱에서 폰트를 선택한 뒤 공유 버튼을 눌러 오버로 복사했고, 그제야 앱 내에서 해당 서체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캔버스 크기를 3000×3000 픽셀로 설정하고 배경을 투명(Transparent)으로 지정한 뒤 "그림자"라는 텍스트를 입력했습니다. 여기서 투명 배경이란 격자 무늬로 표시되는 알파 채널(Alpha Channel) 상태를 말하며, 배경색 없이 글자만 추출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설정입니다. 완성된 텍스트를 프로크리에이트로 공유하면 이미지 형태로 불러와지는데, 이 방식은 결국 벡터가 아닌 래스터(Raster) 그래픽이기 때문에 크기를 키우면 화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제가 작업한 3000픽셀 텍스트를 더 크게 확대하니 글자 가장자리에 계단 현상(Aliasing)이 눈에 띄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프로크리에이트가 벡터 기반 타이포그래피 툴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또한 커닝(Kerning), 즉 글자 간격 조절이 세밀하지 못해 긴 문장을 입력할 때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문 디자인 소프트웨어는 글자 사이 간격을 픽셀 단위로 조정할 수 있지만, 프로크리에이트는 외부에서 완성된 이미지를 가져오는 구조라 이런 미세 조정이 불가능합니다.
한글 사용자 입장에서는 더욱 불편합니다. 시스템 기본 폰트 외에 다양한 서체를 쓰려면 매번 외부 앱을 거쳐야 하고, 폰트 파일 관리도 번거롭습니다. 아이패드의 멀티태스킹 기능을 활용해 드래그 앤 드롭으로 폰트를 넣을 수는 있지만, 디자인 변주를 주기엔 텍스트 레이어의 변형 옵션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프로크리에이트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이드라인과 레이어 마스크를 활용한 그림자 제작
프로크리에이트의 진가는 그리기 가이드(Drawing Guide) 기능에서 발휘됩니다. 저는 좌측 상단의 동작 탭에서 '그리기 가이드'를 활성화한 뒤 '2D 격자' 모드를 선택했습니다. 화면 중앙에 나타나는 점을 드래그하면 격자의 위치를 이동할 수 있고, 하단의 녹색 점을 움직이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빛이 좌측 상단에서 비춘다고 가정하고 격자를 회전시켜 글자의 윤곽선과 최대한 일치하도록 맞춰봤습니다.
다음으로 하드에어브러시(Hard Airbrush)를 선택하고 배경색보다 어두운 톤으로 색상을 지정했습니다. 브러시 크기를 줄인 뒤 새 레이어를 생성해 텍스트 레이어 아래로 배치했고, 글자 끝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그림자 라인을 하나씩 그었습니다. 선을 그은 뒤 화면을 길게 홀드하면 자동으로 직선이 생성되는데, '모양 편집' 기능을 통해 시작점과 끝점을 미세 조정할 수 있어 정확한 위치 맞추기가 가능했습니다.
하나의 라인을 완성한 뒤 세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어내려 '복사 및 붙여넣기'를 선택하면 동일한 각도의 라인이 복사됩니다. 이를 반복해 글자 전체에 그림자 라인을 배치했고, 가이드라인에 맞춰 빛이 부딪치는 부분과 음영이 생기는 영역을 구분했습니다. 모든 라인을 하나의 레이어로 병합한 뒤 빠진 부분을 메워 면을 완성했는데, 이때 페인트 버킷(Paint Bucket) 도구를 사용하면 닫힌 영역을 한 번에 채울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그림자에 깊이감을 더하기 위해 레이어 마스크를 생성했습니다. 그림자 레이어를 선택한 뒤 '마스크' 옵션을 누르면 흰색 마스크가 추가되는데, 이는 해당 영역이 100% 보이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저는 중간 노즐 스프레이 브러시로 크기를 키운 뒤 검정색을 선택해 그림자의 끝부분을 살살 문질렀습니다. 마스크에서 검정색은 해당 부분을 투명하게 만들어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원본 레이어를 손대지 않고 마스크만 조절하는 것이 비파괴 편집의 핵심입니다.
마지막으로 새 레이어를 생성해 블렌딩 모드(Blending Mode)를 '곱하기(Multiply)'로 변경했습니다. 곱하기 모드란 아래 색상과 위 색상을 곱셈 연산해 더 어둡게 만드는 합성 방식으로, 음영을 표현할 때 자주 사용됩니다. 이 레이어에 하드 브러시로 추가 라인을 그어 글자 사이사이에 세밀한 음영을 더했고, 텍스트 레이어에 클리핑 마스크(Clipping Mask)를 적용해 글자 색상도 변경해봤습니다. 클리핑 마스크는 아래 레이어의 불투명 영역 안에서만 위 레이어가 보이도록 제한하는 기능으로, 글자 윤곽을 벗어나지 않고 색을 칠할 수 있어 유용합니다.
주요 그림자 제작 단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그리기 가이드 활성화 및 2D 격자 각도 조정
- 하드 브러시로 그림자 라인 작성 및 복사
- 페인트 버킷으로 면 채우기
- 레이어 마스크로 그라데이션 표현
- 곱하기 모드로 추가 음영 추가
프로크리에이트의 최근 업데이트로 텍스트 기능이 많이 개선됐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 경험상 여전히 '드로잉 전용'이라는 한계는 명확합니다. 복잡한 타이포그래피 작업이나 자막 바를 만들 때는 결국 다른 앱을 찾게 되는 '반쪽짜리 기능'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디지털 드로잉 분야에서 프로크리에이트는 손맛과 직관성 면에서 최고지만, 텍스트 편집만큼은 전문 벡터 툴이나 디자인 앱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게 솔직한 평가입니다(출처: Adobe 공식 블로그).
정리하면 프로크리에이트는 그림자나 효과 제작에는 뛰어나지만, 텍스트 자체를 다루는 데는 여전히 불편함이 많습니다. 한글 폰트 등록부터 화질 저하 문제까지, 타이포그래피 중심의 디자인을 한다면 오버나 캔바 같은 전문 편집 앱을 병행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다만 이미 완성된 텍스트에 입체감과 질감을 더하는 후처리 작업에서는 프로크리에이트의 강력한 브러시와 레이어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프로크리에이트가 벡터 기반 텍스트 편집 기능을 추가한다면 진정한 올인원 디자인 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